대법 “물건 가격으로 보상했다면 지장물 사업시행자에게 인도”
“건물주 퇴거는 물론 인도 의무 있어 손실 감수해야"
도시개발사업 시행자가 토지보상법에 따라 사업구역 내 지장물 값을 공탁했다면 지장물 소유주는 퇴거는 물론 지장물을 인도할 의무도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물건 가격으로 보상했다면 지장물은 사업시행자 소유라는 취지의 판결이다.
대법원(2022다242342)은 도시개발사업 시행자 A사가 주민 B씨를 상대로 낸 퇴거 청구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하며 “B씨에게 건물 이전·인도 의무는 없다”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사는 2020년 인천의 한 지역에서 토지수용 방식 도시개발사업을 인가받았다. 하지만 사업구역 내 주택과 컨테이너 등을 보유한 B씨 등 일부 주민의 반발에 부딪쳐 협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에 A사는 지방토지수용위원회 문을 두드렸고, 위원회가 토지보상법 기준에 따라 정해준 B씨 소유의 지장물(컨테이너) 이전 보상금을 공탁했다. 이후 A사는 지장물(컨테이너) 인도와 B씨의 퇴거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토지보상법 제43조에 따르면, 토지소유자 및 관계인과 그밖에 토지소유자나 관계인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자로서 수용하거나 사용할 토지나 그 토지에 있는 물건에 관한 권리를 가진 자는 수용 또는 사용의 개시일까지 그 토지나 물건을 사업시행자에게 인도하거나 이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심 재판부는, B씨가 퇴거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면서도 토지보상법 제43조에 따라 시설물을 A사에 인도하거나 알아서 이전해줄 의무는 없다고 판결했다. A사가 사업 인가를 받기는 했지만 B씨 소유였던 시설물까지 취득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대법원은 B씨에게 시설물을 인도할 의무 역시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지장물에 관해 토지보상법에 따라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장물의 소유자는 사업시행자에게 지장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건의 가치 상실을 수인해야 할 지위에 있다”고 판시했다.
현행 토지보상법 제75조제1항은 사업시행자가 토지에 달린 건축물 등의 이전에 필요한 비용(이전비)을 보상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이런 시설물의 이전비가 물건 가격을 넘으면 해당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즉, 사업시행자가 토지보상법에 따라 물건 가격으로 이미 보상했다면 B씨 소유의 시설물을 취득할 수 있고, B씨는 이 과정에서 생기는 물건의 가치 손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따라서 사업시행자가 지장물에 관한 보상금을 가격으로 공탁한 경우 지장물을 사업시행자에게 인도할 의무가 있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편집부-